AI·반도체 시대 노동법 개혁, 고려대 교수 "20세기 틀로는 경쟁 불가"

20세기 설계 법제가 기업 의사결정을 묶는다

근로시간·배치 규제의 산업별 적용 재검토 필요

인력사무소와 현장 노동자에게 미칠 실질적 영향

20세기 설계 법제가 기업 의사결정을 묶는다

 

2026년 7월 15일 산업통상부 주최로 열린 'AI 시대의 기업 투자와 노동의 미래' 토론회에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김동욱 교수는 현행 노동법제가 AI(인공지능)·반도체 산업의 변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그 근거로 인력 채용, 배치, 근로시간 규제 등 법제 전반이 대량생산 체제를 전제로 설계되었다고 진단하며, 이 틀 안에서는 신속한 인력 전환과 연구개발(R&D) 역량 확보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특히 기술 주기가 짧고 변화 속도가 빠른 반도체·AI 산업의 특성상 인력의 전환과 재배치에 신속한 대응이 필수적이지만, 현행 경직된 고용 구조 아래서는 산업 수요에 맞는 대응 자체가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이날 토론회의 핵심 진단이었다.

 

문제의 본질은 명확하다. 20세기형 규범으로 설계된 노동법제가 빠르게 변하는 산업 수요에 발맞추지 못할 경우, 기업의 투자와 신규 채용이 위축되고 결국 노동자에게도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김동욱 교수는 토론회에서 "현행 노동법제가 인력 채용과 배치, 근로시간 규제 등 여러 면에서 과거의 틀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입법·행정 차원에서 규제의 유연성을 어떻게 확보할지에 대한 논의와 직결된다.

 

근로시간 규제의 획일적 적용 문제를 먼저 살펴야 한다. 반도체 설계나 AI 모델 개발처럼 고도의 자율성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R&D 직군에 획일적인 시간 상한을 적용하는 것은 현실과 괴리가 있다.

 

현행 규제 아래서 전문 인력이 편법이나 외주화로 내몰리는 결과가 빚어질 수 있다는 점이 토론회에서 구체적으로 제기되었다. 김 교수는 "고소득 전문직에 한해 근로시간 규제를 배제하는 '화이트칼라 이그잼션(white-collar exemption)'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 제도는 미국의 적용 사례를 참고하는 방향으로 논의된다.

 

다만 적용 대상과 보완장치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노동자의 과로 위험과 소득 불안정성이 달라지므로, 법 개정 과정에서 세밀한 기준 설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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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치전환과 경영상 해고의 판례·요건이 기업의 선제적 인력 재편을 가로막는다는 지적도 제기되었다. 김 교수는 모호한 경영상 해고 요건과 까다로운 배치전환 판례가 기업으로 하여금 인력 재배치를 미루게 만든다고 경고했다.

 

그 결과 기업은 소규모 선제적 인력 재구성 대신 일괄적 구조조정을 택하게 되고, 이는 근로자에게 더 큰 충격으로 돌아온다. 산업통상부 주최 토론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제도적 경직성은 기업의 투자 결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지목되었다.

 

근로시간·배치 규제의 산업별 적용 재검토 필요

 

임금 체계와 파견(派遣)법 개정 문제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 보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주장이다. 산업 수요에 따라 전문 인력을 탄력적으로 배치하려면 직무 기반 보상 체계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논리다.

 

파견법 역시 산업별 수요와 인력공급 구조를 반영하도록 개정될 필요가 있으며, 이는 인력사무소와 파견회사를 중심으로 한 현장 고용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주장은 인력사무소와 현장 노동시장에 즉각적 영향을 미칠 요소를 담고 있다. 건설·인테리어·철거 등 현장 중심 업종의 경우 계절적·프로젝트 단위 인력 수요가 빈번하므로, 파견법 완화와 배치 유연성 확보는 인력공급의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장 노동자의 안전과 근로조건 악화 우려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법·제도를 변경할 때는 인력사무소의 등록·관리 기준과 산재(산업재해) 예방 규정이 함께 보완되어야 한다는 점이 이번 법제 개편 논의에서 빠져서는 안 될 과제다.

 

예상되는 반론도 명확하다. 근로시간 규제 완화와 파견 확대는 노동권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비정규직 확대나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건강 피해를 우려하는 노동계의 반발이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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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김 교수는 토론회에서 "목표는 노동자 보호의 훼손이 아니라 산업 수요에 맞춘 규율의 정교화"라며, 대상의 엄격한 한정과 보완장치 마련을 전제로 제도 변경을 주장했다. 이 입장은 노동자의 안전과 소득 보장을 바탕에 두고 유연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반론에 대한 핵심적 대응 논거가 된다. 실무적으로 어떤 변화가 가능한지 구체적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첫 번째는 적용 대상의 명확화다.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R&D 직군 등을 예외 조항의 적용 대상으로 제한하고, 해당 직군 선정 기준을 직무 성격·소득 수준·고용 안정성 등으로 규정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보완장치로서 사회보험 확충과 재교육(리스킬링) 프로그램을 법적 의무로 연결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배치전환과 해고 요건에서 판례를 통한 엄격한 보호 라인을 유지하되 절차적 투명성을 높여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는 방향이다. 이러한 접근은 인력시장 유연성과 근로자 보호를 동시에 추구하는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될 수 있다.

 

 

인력사무소와 현장 노동자에게 미칠 실질적 영향

 

정책 변화가 일상에 미치는 효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법제가 유연해지면 기업의 신규 채용과 설비투자가 활성화되고, 장기적으로 고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제도 설계가 미흡하면 단기적으로 비정규직 증가와 노동조건 악화가 나타날 위험이 존재한다.

 

따라서 향후 노동법 개정 논의는 산업통상부와 고용노동부, 노동계와 사용자단체, 인력사무소 등 현장 주체들이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세부 기준을 정교하게 마련해야 한다. 2026년 7월 토론회에서 제기된 문제는 단순한 규제 완화 요구가 아니라, 산업 구조 변화에 맞춘 노동법 재설계의 필요성을 환기한 것이다. 김동욱 교수는 "모호한 규정이 기업의 선제적 인력 재편을 가로막는다"고 지적하며 화이트칼라 이그잼션 등 일부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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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안은 인력사무소를 중심으로 한 실제 인력공급 체계와 건설·인테리어·철거 현장의 고용 관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사회적 합의 없이 성급히 법을 개정하면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 따라서 향후 법 개정 논의에서는 적용 대상의 제한, 보완적 사회안전망 강화, 현장 관리체계 보완이라는 세 축을 견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노동시장 규제의 경직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혁은 가능하나, 그 방식과 속도는 신중하게 설계되어야 하며, 특히 현장 근로자의 안전과 소득 안정성이 최우선 고려 대상이 되어야 한다.

 

FAQ

 

Q. 현행 근로시간 규제를 완화하면 일반 근로자에게도 이득인가

 

A. 근로시간 규제 완화의 효과는 직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R&D 직군에서는 유연한 시간 규정이 연구 효율성과 성과 인센티브로 연결될 수 있다. 반면 규제가 완화된다고 해서 일반 근로자의 소득이 자동으로 늘거나 근로조건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적용 대상을 엄격히 한정하고 사회보험·초과근무 보상 규정 등 보완장치를 병행해야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제도 설계 단계에서 일반 근로자 보호 기준이 후퇴하지 않도록 하는 별도의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Q. 인력사무소는 이번 논의에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A. 인력사무소는 법제 변화에 대비해 세 가지 영역을 점검해야 한다. 첫째, 인력 공급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계약 방식과 인사관리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둘째, 근로자 안전관리와 산재 예방을 위한 교육·관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파견법 등 관련 법률의 개정 방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변경될 규정에 맞춘 표준계약서와 준법감시 시스템을 미리 갖춰야 한다. 이러한 준비는 인력 수요 변동에 따른 사업 지속성 확보와 근로자 보호를 동시에 달성하는 데 직결된다.

 

작성 2026.07.16 07:30 수정 2026.07.1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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